• [스토리텔링] 가격은 변덕쟁이
  • 박원배 | 1007호 | 2019.05.08 15:40 | 조회 736 | 공감 0


    저는 운동화입니다.

    하얀색에 크기는 250, 여성용이죠.

    100% 소가죽으로 돼 있고, 고향은 영국입니다.

    저는 태어나자마자 한국의 한 스포츠용품 업체로 옮겨졌어요.

    해외여행을 떠난 셈이죠.

    이것을 제 고향인 영국에서는 수출’, 한국에서는 수입이라고 불렀어요.


       

                                       


    ▲ 몸값이 변한 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는 가격표. 129,000원 → 64,500원 → 49,000원의 표시가 보인다.




       6개월 뒤 몸값 절반으로 뚝!  


    저는 한국에서 정말 많은 곳을 여행했어요. 특히 제 몸값은 놀라울 정도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습니다. 처음에 제가 한국에 진출했을 때 가격은 대외비라고 해서 저도 몰라요.

    하지만 첫 번째 스포츠용품 업체에서 저에게 매긴 몸값은 129,000원입니다.

    영국제 소가죽 제품이라는 종업원의 설명을 듣고 고향이 같은 제 친구 중에 여럿이 새 주인을 만나 서로 헤어졌어요.

    한국 시장에서 등장한 지 6개월이 지나자 이 회사는 ‘50% 세일을 외쳤어요. 제 몸값은 64,500원이 됐어요.

    반값 판매는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었고, 여러 친구가 새 주인을 찾아 떠났습니다.



                                                   


    ▲ 운동화의 최종 몸값은 9,900원. 처음 12만 9천 원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9,900원에 새 주인 만나 


    봄이 됐어요. 겨울용이다 보니 저를 찾는 사람들 이 별로 없었어요. 그때, 우리는 새로운 거주지로 이동하게 됐어요. 이 매장에서는 우리 몸값을 49,000, 기존 가격에서 24%를 낮췄어요.

    저의 여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창고에서 오랫동안 자고 또 자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 다.

    그러던 어느 날, 저와 친구들은 중소기업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서울의 한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어 요. 이 매장에서 내세운 가격은 9,900.

    처음 한국에 진출했을 때와 비교하면 말도 안 되는 몸값이에요. 드디어 저와 제 친구는 두 자매 를 만났고, 긴 여행을 끝냈습니다. 워낙 가격이 싸 서 그런지 여러 친구가 새 주인을 만났어요.




                                          제 얘기를 듣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 있어요.



    왜 가격을 낮출까?

    신발은 음식처럼 상하지도 않고, 다음에 팔면 될 텐데 할인판매를 하는 이유가 뭘까. 안 팔리는 상품을 재고로 쌓아두기보다 싸게라도 파는 게 보관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할인행사가 모든 상품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명품이나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 상품은 할인 판매를 잘 하지 않는다. 싸게 팔 면 가격 불신이 생기고,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

    할인판매 전략은 수입품이나 중소기업 상품에서 많이 나타난다.



    다음에 팔면 안 될까?

    팔린다는 보장이 있으면 할인 판매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보장은 없고, 다음을 기약하려면 어딘가에 제품을 보관해야 한다. 그러면 창고 관리비 (인건비, 임대료, 전기료) 등 추가로 돈이 든다. 대신 제품을 싸게 팔면 추가 비 용을 아끼고, 현금도 마련할 수 있다.

    현금은 기업 경영에 필수이고, 은행에 맡기면 이자를 통해 한 푼이라도 벌 수 있다. 상품으로 보관할 때는 얻을 수 없는 이득이다. 또 하나, 할인으로 소비자 의 구매욕구를 자극해 판매를 늘릴 수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우리 주변에 많이 붙어있는 파격 세일광고도 같은 원리에서 나온 판매전략이다.



    가격이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익?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낮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사는 게 이익이다. 하지만 신 발이 필요할 때 이렇게 싸게 파는 곳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다는 보장 이 없다. 그러다 보니 저가 상품은 계획구매(필요한 상품의 품질, 수량, 가격을 비교하는 소비)보다 충동구매(계획에 없었지만 다양한 외부 자극을 받아 충동 적으로 구매하는 것)가 더 많다.

    가격은 변덕쟁이다. 따라서 할인 판매를 하는 곳은 눈여겨 보다가 필요할 때 찾는게 합리적 소비자의 자세이다.


     

     



    박원배(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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