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평의 기적’, 공유 주방을 아시나요?
  • 박원배 기자 | 1019호 | 2019.08.07 15:27 | 조회 1036 | 공감 0


    [질문 1] 주방 1개를 여러 요리사가 함께 사용해서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면 어떻게 될까?

    [질문 2] 동네 빵집에서 만든 빵을 온라인 쇼핑몰이나 동네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면 어떻게 될까?

    ▲ 1사업자 1주방’의 규제가 풀리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음식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유 주방을 도입한 ‘위쿡’의 내부 모습. [사진 :위쿡 홈페이지]


    일반인들이 이 질문을 받는다면 이렇게 되물을 수 있다.
    “어? 뭐가 문제인데?”
    얼마 전까지는 둘 다 ‘불법’이였다. 벌금 등 법적인 조치를 받을 수 있다.
    ‘1주방 1사업’이라는 원칙이 있다. 한 주방에서 여러 사업자가 함께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은 식품 위생법 위반이다. 또 먹거리를 만들어 일반 소비자 에게 직접 팔거나 온라인으로 팔 수는 있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몰이나 일반 판매장에 공급해 판매하도록 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니까 동네 빵집에서 만든 빵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는 있다(B2C라고 한다). 하지만 매장을 통해 파는 것은 불법이다(B2B).
    이렇게 ‘~을 하지 마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규제’ 라고 한다.


    공유 주방과 납품 길 열려

    이런 규제를 얼핏 들으면 이해가 안 가지만 나름 이유는 있다. ‘1주방 1사업자’를 보자. 주방 1개를 여럿이 사용하면 오염이 생겨 식중독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1사업자 1주방’의 규제가 풀리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음식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유 주방을 도입한 ‘위쿡’의 내부 모습. [사진 :위쿡 홈페이지]
    주방을 여럿이 사용하는 것을 ‘공유 주방’이라고 한다. 영세 사업자나 음식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에게 공유 주방 규제는 큰 장벽이다. 관련 사업을 하려면 모두 주방을 확보해야 사업 허가를 받을 수 있기에 처음부터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한다. 출범하자마자 문을 닫는 영세사업자가 많은 이유다. 업계 에서는 하루 430여 개 음식점이 문을 열고, 370여 개가 문을 닫는다고 말할 정도.
    또 아무리 맛있고, 값싼 상품을 만들어도 ‘소비자’ 에게 만 팔아야지 매장에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동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 공급하려면 수천 만 원이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식품제조가공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일 하신 분들 업어주고 싶어요”

    7월 11일. 이런 일을 다루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규제 완화’ 를 발표했다. 먼저 공유 주방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제 한 주방에서 여러 사업자가 등록해 먹거리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그만큼 영세사 업자나 청년 창업가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를 4 평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또 소비자에게만 판매하는 제한도 풀기로 했다. 이제 맛있고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면 대형 쇼핑몰이나 동네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이 조치가 나오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초기 창업을 한 청년 대표들과 서울에 있는 서울 식약청을 찾아갔다. 그리고 말했다.
    “관련된 일을 하신 모든 공무원들을 업어주고 싶어요.”
    상공인 단체를 이끌면서 평소 규제 개혁을 외쳐온 박 회장에게 이런 규제가 얼마나 큰 문제 였는지 잘 보여주는 말이다.


    작은 규제 완화, 큰 이익

    별일 아닌 것 같은 규제 완화지만 그 효과는 생각 보다 크다. 보통 음식점을 창업하려면 주방 시설에 인테리어 등 몇 천 만원은 들여야 한다. 이제는 주방을 함께 사용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자연히 일자리가 늘어난다.
    ‘위쿡’(WECOOLK)이라는 브랜드를 가진 업체가 있다. 이 업체는 공유 주방 사업을 전개해왔는데, 그동안 각종 규제로 사업에 차질이 있었다. 이번 조치로 이미 설립하기로 한 35개 지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7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다. 이점은 또 있다. 여럿이 함께 주방을 사용하면서 정보 교환으로 경쟁력 있는 먹거리가 탄생할 수 있다. 김치나 생수, 채소와 같은 핵심 재료를 공동으로 구매해 재료비를 줄일 수도 있다.
    ‘규제 혁파’를 소리쳐 외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박원배 기자(on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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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는 시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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