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2.28 17:45

지금 세계는?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어떤 나라로 여행을 가고 싶나요? 화려한 에펠탑과 멋진 베르사유 궁전을 가진 프랑스, 해리포터의 배경인 영국, 맛의 고장인 이탈리아….
여러 나라가 있지만, 오늘 이야기할 나라는 바로 독일이에요.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였어요. 2022년 기준 미국, 중국, 일본 다음으로 GDP*가 높은 나라이기도 하지요.

독일의 항구도시 프랑크푸르트암마인((Frankfurt am Main). 마인강을 따라 수상 무역이 크게 발달했으며, 유럽 중앙은행이 위치해 있어 독일의 '경제 수도'라고도 불린다. 삼성, 현대를 포함한 우리나라 많은 기업이 이 도시에 진출해 있다.
독일의 항구도시 프랑크푸르트암마인((Frankfurt am Main). 마인강을 따라 수상 무역이 크게 발달했으며, 유럽 중앙은행이 위치해 있어 독일의 '경제 수도'라고도 불린다. 삼성, 현대를 포함한 우리나라 많은 기업이 이 도시에 진출해 있다.

폐허 속에서 일어나다

독일은 과거 1,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라입니다. 냉전* 시기에는 동독과 서독으로 나뉘어 심각하게 대립하기도 했죠. 그렇지만 과거 전쟁을 일으킨 것을 꾸준히 사과하며 외교적 신뢰를 얻고, 열심히 나라의 경제를 일으키면서 지금은 세계적인 경제 대국이자 유럽연합의 중심인 선진국으로 크게 성장했어요.

그런데, 최근 독일의 경제는 여러 만만치 않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우리가 여기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요?

부동산, 수요 따라 변화

독일은 최근 1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정말 많이 올랐어요. 거의 2배 정도 상승했죠. 웬일인지 최근에는 다시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급격하게 부동산 가격이 오르내린 이유. 바로 이주민의 영향이에요.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제조업이 발전한 나라입니다. 공장에서 상품을 만들고, 다른 나라에 수출 하면서 경제를 성장시켜왔죠.

제조업은 물건을 만드는 일이니 서비스업에 비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커요. 그래서 예전 독일의 경기가 좋을 때는 주변 국가에서 많은 사람이 일하러 독일로 이주해 왔어요.

하지만, 건물을 짓기는 쉽지 않죠. 시간도 오래 걸리고요. 공급되는 집의 숫자는 제한되는데, 살려고 하는 사람이 훨씬 빠르게 늘어났어요.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상황이 계속됐으니 집(부동산)의 가격이 10년 동안 꾸준히, 2배 가까이 비싸지는 상승세가 지속된 것입니다.

경기 침체로 시작된 도미노

독일은 작년 G7*국가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어요. 경기 침체가 오니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이주민들은 점차 독일을 떠나기 시작했어요. 수요가 줄어드니 자연스레 부동산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했죠.

이뿐만이 아니에요. 독일은 심한 인플레이션*에 더해, 물가가 올라가면서 동시에 경기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까지 마주하고 있습니다.

경제 혼란의 원인, 전쟁

한때 ‘유럽의 부자 나라’였던 독일. 왜 이렇게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을까요? 독일 경제의 중심은 제조업입니다. 열심히 만든 상품을 어딘가에 판매해야 한다는 뜻이죠. 또, 상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도 필요해요. 독일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이었고, 연료인 천연 가스는 주로 러시아에서 수입해왔어요.

그렇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수출이 줄어들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도 거의 끊겼어요. 더군다나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제조업에서 일할 사람이 많이 부족해진 상황이에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죠.

우리나라와 독일은 비슷한 점이 많아요. 분단 국가였다는 역사적 유사점만 아니라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국가이며, 무역이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등이 모두 비슷하죠. 그래서 많은 전문가가 우리나라도 독일과 비슷한 문제를 겪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거예요.
 

문해력 키우기 이 단어의 뜻은?

▶ GDP 국내총생산의 줄임말.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나타낼 때 많이 사용해요.

▶ 냉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두 초강대국인 미국과 소련, 그리고 두 나라의 동맹국들이 서로 대립하면서 국제적인 갈등과 긴장이 이어진 시기.

▶ G7 주요 7개국의 줄임말. 모두 주요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로 구성돼, 국제적인 영향력이 상당해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가 회원국입니다.

▶ 역성장 규모가 늘어나지 않고, 이전보다 줄어든 상황. 여기서는 독일의 경제가 좋지 않아 경제 규모, 즉 GDP가 2022년보다 2023년에 조금(-0.3%) 줄어든 것을 의미해요.

▶ 인플레이션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전체적인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는 현상이에요.

▶ 스태그플레이션 경기가 얼어붙으면 보통 물가가 내려가는 모양새를 보입니다. 그런데 경제 활동이 줄어드는데도 물가는 오르는 저성장·고물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러한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해요. 경기위축과 고물가의 대응 정책은 정반대라, 대처가 어려워요.

이상진 어니스트(파주 한빛초 교사) 


어린이경제신문 12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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