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출발 '기록', 기회의 시작 '창업'

#1. 부활한 ‘할머니 손만두’

얼마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한 시청자의 특별한 사연이 도착했다. ‘갑자기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생전에 빚어 보내 주신 만두를 되살려 어머니께 드리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냉동실에 보관하던 할머니 만두가 몇 개 안 남았다는 것. 할머니 손만두의 맛은 기억하지만, 레시피는 없었다.

프로그램 제작팀은 만두를 CJ제일제당에 제공하고, ‘할머니 손맛’의 재현을 부탁했다. 회사 연구원들은 만두를 분석했고, 일반 재료와 다른 절임 갓·절임 배추 등이 들어있는 강원도 정선식 만두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수없이 시도한 끝에, 가족으로부터 “할머니 손맛을 95% 재현했다”라는 평가를 받아냈다.

CJ는 이 만두 2천 개를 만들어 자체 마켓에 출시했고, 상품은 단 8분 만에 완판됐다. 할머니 손만두 매출액 전액(1,400만 원)은 어린이 보호단체에 기부했다.

특별한 스토리가 담긴 할머니 손만두를 정식으로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청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많은 이에게 감동을 준 ‘할머니 손만두 레시피’ 이야기. 여기서 떠오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2. 할머니 레모네이드로 ‘창업의 문’ 열다

수백만 달러의 가치를 지닌 기업을 운영하는 미국의 미카엘라 울머(19세). 그녀는 열한 살에 회사를 만들었고, 현재 ‘미&더 비즈 레모네이드’(Me & the Bees Lemonade)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미카엘라 울머의 출발점도 할머니다. 증조할머니가 남긴 ‘레시피’로 벌꿀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청소년 기업가 행사장에서 ‘완판’을 경험했다. 여기서 힘을 얻어 샤크 탱크(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출연해 7천만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바탕으로 ‘할머니 레시피 벌꿀 레모네이드’의 본격 생산에 나섰고, 미국 대형 유기농 식품 체인점인 홀 푸드 마켓과 120억 원어치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청소년 기업가’로 우뚝 섰다.

그녀의 회사는 벌꿀 레모네이드에 이어 박하 맛·생강 맛 레모네이드 등 다양한 상품을 홀 푸드 마켓, 더 프레시 마켓, 월드 마켓 등에 공급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꿀벌을 보호하는 환경단체에 본인 수익의 10%를 기부하고, 관련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는 점 또한 그녀의 특징이다.

박원배 기자

어린이경제신문 124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