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2.22 10:20

요즘 우리 경제에 대해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효과’가 있어요.
효과(效果)란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는 노력에서 나타나는 좋은 결과’예요.
긍정적인 말이죠. 언론에서 등장하는 메기효과, 낙수효과(샤워효과)도 그럴까요?
기대하기로는 그렇습니다만, 사실 결과는 모호해요. 두 효과가 무엇인지, 왜 논란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 이웃에 자극, 메기효과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일반 자동차업체들의 경쟁력을 높였다. 테슬라가 메기 역할을 하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에 메기효과를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최근 나온 기사입니다. 내용을 정리하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게 됐어요.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최선이라고 여겨온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서 말이죠. 특히 테슬라는 100원어치를 팔면 10~16원의 이윤(영업이익)을 남겼는데, 이는 다른 자동차 업체 보다 2배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자극받은 기존 업체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 10원이 넘는 이윤을 거두게 됐다고 해요. 반면, 테슬라는 최근 경영 상황이 나빠져서 다른 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이윤을 유지하게 됐어요.

이 기사의 결론을 다시 정리해 볼까요.

‘테슬라의 메기효과’로 인해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상황이다.’

어라, 메기효과가 뭐죠?

메기효과(catfish effect) 미꾸라지가 있는 연못에 메기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미꾸라지들이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헤엄치고, 먹이도 많이 먹어서 건강해진다는 내용이에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면 이에 자극받아, 다른 사람이나 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이론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생산 기업들의 메기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메기효과는 미꾸라지 속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더 활발히 움직여 오래 산다는 이론이다. 경쟁자가 등장하면 개인이나 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는 뜻이다.
메기효과는 미꾸라지 속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더 활발히 움직여 오래 산다는 이론이다. 경쟁자가 등장하면 개인이나 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는 뜻이다.

 

메기 효과, 사실일까?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거짓이거나 과장됐다는 의견이 많아요.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는 생존을 위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더 빨리 죽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먹히는 개체의 사망률이 4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고 해요.

그러고 보니, 추어탕 재료인 미꾸라지를 살아있는 상태로 멀리 옮길 때 메기를 넣는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네요. 메기효과는 이론으로만 존재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 위에서 아래로, 낙수효과

낙수효과는 위쪽에 물이 차면 아래를 적신다는 뜻. 대기업과 부자가 잘되면 그 효과가 중소기업과 서민에게도 미친다는 뜻이다.
낙수효과는 위쪽에 물이 차면 아래를 적신다는 뜻. 대기업과 부자가 잘되면 그 효과가 중소기업과 서민에게도 미친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에서 중요한 내용이 하나 있어요. 대기업과 부자의 세금을 깎아주면(감세 혜택) 대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중소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또 부자가 세금을 덜 내면 그만큼 여유가 생겨서 소비가 느니 경제에 도움을 주고, 그에 따라 서민들에게도 좋다는 이론입니다. 이를 낙수효과라고 해요(▶관련 기사 4면).

낙수(落水)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영어(trickle-down)도 ‘액체가 떨어지다, 흘러내리다’는 뜻이에요. 경제에서 이 용어는 대기업이 잘 되면 돈이 넘쳐서 중소기업과 서민층까지 적신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낙수효과는 사실일까?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 업체(윗물)가 잘 되면 부품 공급 업체(아랫물)도 좋아진다는 대표적인 사례예요. 미국도 낙수효과로 경제 성장을 경험한 적이 있어요. 우리 정부가 대기업과 부자의 세금을 줄여주는 정책도 낙수 효과를 기대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대하는 만큼 낙수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아요. 지금도 우리나라 대기업은 많은 이윤을 얻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비판이 많죠. 그래도 경제 정책이 어떤 형태로든 성과를 거둬,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서민의 생활이 좋아지기를 기대합니다. 

박원배 기자


어린이경제신문 12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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